나는 네가 지겨워 왜요? 2014.09.21 16:41




그러니까 절대 사지 않을 것이며, 선물 받아도 별로 안 기쁠 것 같은데, 내가 갖고 싶은 것은.


1. 패미콤. 

7살 때 쯤인가. 아빠 혼자 서울에서 일하시고 아직 나와 동생 엄마는 서울에 오기 전이었다. 그 때 아빠를 뵈러 서울에 갔는데, 아빠가 패미콤을 사주셨다. 굉장히 신기하고 이상했다. 조명이 어두운 여관 텔레비전에 아빠는 애를 쓰며 게임기를 연결했다. 근데 동생과 나는 게임을 또 어떻게 하는지도 몰라서, 슈퍼마리오 게임을 하면서 계속 달리다가 버섯한테 맞고 죽었다. 어렸을 때인데 생생하게 기억난다. 묘하게 서글프고 가난하며 뿌듯한 이미지가.


2. 아코디언.

예전에 크리스마스 파티에 갔는데 청순하게 생긴 언니가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더럽게 못 했다. '도솔솔 도솔솔' 이것만 하는데, 예뻐서 빛이 났다. 처음으로 사람은 외모가 '다'라고 생각했다. (사실 진짜 다는 아닌 걸 알지만, 더럽게 못 치는 연주가 빛이 나는 걸 보면 말 다 했지.) 근데 아코디언 소리는 너무 커서 어디서 연주하기가 민망하다. 이어폰을 꽂을 수도 없고.


3. 위스키 플라스크.

혼자 캠핑을 가면 어떨까 싶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 보았다. 스피커에 음악을 틀고 술 마시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순간 갑자기 외국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술병이 생각이 난 것이다. 이름을 찾아보니 위스키 플라스크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근데 이거까지 사서 들고다니면 나는 정말 미친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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